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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13 대책으로 집값 오를 곳 찍어줬다"

작성자
모델하우스
작성일
2018-11-16 12:34
조회
8
"정부가 9·13 대책으로 집값 오를 곳 찍어줬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은 내년부터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펀더멘털(기초 여건) 분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정부 정책 때문에 사야 할 곳과 사지 말아야 할 곳이 기계적으로 나뉜 시장이 돼버렸고, 정부 정책이 특정 지역 집값을 크게 흔들면서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날 겁니다."

최근 여의도에서 만난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 전망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입지 분석이라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단순화돼 버렸다"고 답했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과세 수준을 규제 지역인지 여부와 면적, 공시가격에 따라 명확히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답이 정해진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채 연구원은 다음 달 7일 열리는 '2019 대한민국 재테크박람회'에서 '똘똘한 한 채가 대세? 2019년은 어디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높은 관심 속에 강연은 벌써 예약이 마감됐지만, 사전 등록자에 한해 현장에서 추가로 300명(선착순)까지는 강연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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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오르고, 떨어질지 답이 정해진 시장"

9·13 대책을 보면, 이상 급등 지역을 가리키는 '조정대상지역'에 속한 집을 취득한 다주택자는 기존과 달리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더라도 양도세 관련 추가 세금 혜택을 볼 수 없다. 조정대상지역으로 현재 서울 전역을 비롯해 세종, 경기도 10개 시·구와 부산 7개구 등 총 43곳이 지정돼 있다. 또 종전에는 8년 넘게 장기 임대 등록한 주택(공시가격 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종부세 합산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새로 취득한 주택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해도 종부세가 합산 과세된다. 양도세의 경우도 작년 8·2 대책 때는 전용면적 85㎡ 이하인 모든 주택을 8년 이상 임대한 경우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70% 해줬지만, 앞으로는 공시가격이 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인 집에만 한해 적용된다.

채 연구원은 "자가 수요 대비 투자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는 다주택자가 물량을 대거 사들이거나 내놓을 때, 가격 변동이 일어나는데 9·13 대책은 이들의 행동을 뻔히 예측할 수 있게 해버렸다"고 했다.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 때문에 규제 지역에 있는 전용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6억원(수도권) 이상인 집에는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해당 주택은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채 연구원은 "전용면적 85㎡ 이하의 서울 아파트라고 해도 공시가격이 6억원을 넘지 않는다거나 수도권이면서 비(非)규제 지역인 곳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최근 서울 내 외곽 지역이나 부천, 의정부, 남양주, 수원처럼 수도권이지만 규제 지역에 들어가지 않는 곳의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주요 지역과 분당 등은 내년부터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잘못된 정책이 부동산 시장 왜곡"

채 연구원은 집값의 향배가 내년부터 확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종부세 개편안이 확정되고 내년 1월 공시가격이 상향되는 순간 투자 수요는 기계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가격이 단기간 큰 변화를 겪은 뒤, 실수요자들이 가격을 조금씩 움직이는 상황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집값이 펀더멘털이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좌우되면서 시장에는 큰 왜곡이 생기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실수요자가 많아질 것을 우려했다. 실수요자들은 직장, 환경, 교통, 학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을 선택하는데 이와 무관하게 정책에 의한 비합리적인 가격 변동이 나타나서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채 연구원은 "오로지 정책 때문에 특정 지역이 이유 없이 크게 오르거나 폭락하는 것이 정상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주택자 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향 정도로 정책 설계를 단순화했어야 하는데 정부가 중첩 규제를 하다 보니 집값이 오를 지역을 찍어준 꼴이 됐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
[출처]조선일보출처